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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1)- 삿포로, 오타루 영화 와 책 을 통해 아로새겨진 새하얀 눈의 고장, 일본 북해도. '낭만적인 도시'로의 여행이다. 여행 블로거들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꼼꼼히 기록하자고, 그래서 다시 보더라도 새록새록 추억이 떠오르게 하자고, 그래, 다짐했다. (몇 장은 꼭 인화해야지!) 여행기간은 8월10일~8월13일. 이맘때는 일본인들도 휴가로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해서 숙소 구하기는 조금 어렵다. 해도, (인터넷이 팡팡 터지는) 좋은 시대이니 만큼 이방인에게도 꽤 넉넉한 곳이었다. 눈이 오지 않은, 초록의 여름을 맘껏 발산하는 이 지역의 풍경도 마음에 들었다. 첫째날(10일) : 삿포로 도착_징키스칸 요리를 먹다. 북해도는 양고기 요리가 유명하다는데, 징키스칸은 철판에 양고기와 양파 등을 함께 구워 먹는 것. 삿포로시 스스키노역.. 더보기
“떠나기 위해선 돈과 용기가 필요했다” SBS 수목드라마 를 보고 있으면 뭔가 어수선하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도 그렇고, 그 사람들의 관계도 그렇고 그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도 어수선하다. 정리도 되지 않고, 가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도 하고, 이 사람들은 삶에 진지한 것 같은데 또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대개는 이 드라마를 두고 "현대인은 저마다 어느 정도의 정신 질환을 안고 살아간다"고 해석한다. 어떤 일을 겪었든 그것은 마음의 병이 되고, 그것이 그 사람의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 드라마가 그런 지점을 비교적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면, 소설 (윤보인, 문학과지성사, 2014)는 침침하고 폐쇄적이며, 외적으로도 심한 장애를 겪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를 테면, 어두컴컴한 건물 한 채에 모여사는 등장인물들의 삶은 괴로운 .. 더보기
비의 계절 '비의 계절'이다. 2004년 개봉한 일본 영화 를 보며, 느낀 청초함이 '장마'를 '비의 계절'로 낭만적이게 만들어줬다. (실제로 장마가 낭만적이지 않다는 현실 감각이, 영화를 보며 더 낭만적인 환상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이 맘때 강원도 태백에 가면,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는데 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장마는 비의 계절이 되고 눅눅함은 선선함으로, 질퍽거림은 촉촉함으로,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한 매력적인 영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때는 시간을 되돌려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그 상상에 매료될 만큼 순순하기도 했었나 보다. ㅎㅎㅎㅎ) (*분명 윤흥길의 를 읽으면서도 장마가 참 적절한 비유와 모티브라 생각했었는데, 전혀 다.. 더보기
스테판 에셀 <참여하라>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는 집회가 한창일 때였다. 스테판 에셀의 (2011, 돌베개)가 국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경향신문 1면에도 실렸던 기억이 난다. '2030'으로 표기되기도 하고, 젊은 세대라고 불리는 한 세대 구성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시기였다. 이들이 '분노했다'는 것에 사회는 주목했다. (사실 등록금 문제는 등록금을 부담해야 하는 학부모 세대와 함께 고민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였다.) 이 책이 주목받은 것처럼, 거리로 나온 '젊은 세대'가 무언가를 바꾸길 바랐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아랍의 봄'을 거친 뒤라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2012년 4월 총선에서도 청년층을 향한 정치권의 손짓이 두드러졌다. 청년비례대표를 뽑았고, 대선을 앞두고 반값 등록금 실현이 공약으로 나왔다. 그렇게 '분.. 더보기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 "요즘 영화들은 시시하다. 속편이거나 리메이크이거나" 라고 스스로 고백한 . '트랜스포머'에 임하는 나의 자세는 어쨌든 '영혼이 있는 로봇을 만난다'는 것. 로봇과 인간세계의 공존, 혹은 로봇계의 악당과 인간계의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구한다는 스토리는 너무 유치하지 않은가. 대부분의 영웅시리즈가 그렇지만. 늘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미모에 대한 관심도 지나치다 싶고. 그럼에도 '볼거리'라는 의미에서 칭찬을 받았던 시리즈물이다. 이번에도 역시, 옵티머스 프라임을 보면 왠지 모를 경건함이 느껴진다. 귀여운 범블비가 주인공이었던 것처럼 느껴지던 시대는 가고, 옵티머스 프라임이 제1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뭔가 특별한데, 늘 죽지 않는다. "창조자에게 경고한다. 지구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거나, "밤하늘이 별이 됐다.. 더보기
영화 ‘하이자오 7번지’ 잔잔하면서 유쾌한 멜로 영화를 보고 싶다면 대만 영화 를 추천하게 될 것 같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스토리 구성과 인물 캐릭터들이 나온다. 너무 전형적인 영화인데 알 수 없는 매력이 있다. 2010년 국내 개봉한 는 대만에서 큰 흥행을 거둬, 국내에서도 흥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그렇지는 못했다. (문화적 감수성의 차이일까). 너무 진지할 필요도 없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사람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대만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tvN 에서 대만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대만이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다고 들었다. 대만에서 맛거리, 볼거리, 음악 등등도 인기라고. 그러나 가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영화도 그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좋은 티켓이다. 이 영화에선 또다른 대.. 더보기
‘업월씨의 8가지 헤드라인 작성 비법’ 미국 내 뉴스 스타트업 매체들이 전세계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버즈피드와 허핑턴포스트, 그리고 업월씨. 포인터저널리즘연구소(poynter.org)에 최근 올라온 글을 보니 '업월씨'의 헤드라인 작성 비법(?)이 있었다. 최근에는 뉴스 자체보다도 어느 매체가 콘텐츠의 공유를 더 많이 이끌어내는가도 중요한 척도가 됐다. SNS의 영향력도 있고, 이제는 '좋은 뉴스를 골라주는 눈'이 중요해진 시대가 된 것이다. 수많은 기사 중에서 아무래도 눈길을 끌어야 하니까,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을 달아야 하는 것이다. ('낚시성 제목'이 그 효과를 누렸으나, 지금은 어느 누리꾼도 웬만해선 낚이지 않는다.) *이 글은 미국 저널리스트 로이 피터 클라크가 쓴 것을 간단하게 정리한 것이다. http://www.upw.. 더보기
리스본행 야간열차 삶은 여행이라고 말한다. 삶 속에는 수많은 여행이 중첩돼 있다. 출발과 끝이 있기 때문일 것이고, 어느 길을 가느냐에 따라 도착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폭풍우가 치던 어느날(항상 날씨는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복선일 때가 많다) 학교에서 고전문헌학을 강의 하며 새로울 게 없는 일상을 살아온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다리 위에 서 있는 한 여자를 목격한다. 그녀를 살려낸 뒤 그레고리우스는 '운명'처럼, 그녀가 남기고 간 코트에서 책 한 권과 '리스본행 야간열차' 티켓을 발견한다. 이 티켓이 그를 새로운 삶으로 데려가준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경험하는 새로운 공간으로의 여행이, 또다른 한 사람의 일생으로의 여행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왜 리스본행인가. 사진출처 : http://www.nigh..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