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지난 19일 동국대는 ‘반값 등록금’ 요구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동국대는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4년간 모금할 제2건학기금 목표액 1000억원의 10%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건국대 역시 이날 “복지성 장학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건대는 “재학생 장학금 지원예산을 34억원 늘리고, 성적우수 장학금뿐 아니라 개인별 성적향상 정도를 감안한 ‘스텝업(STEP-UP) 장학금’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대학들이 앞다퉈 장학금 확대 방안을 내놓고 있다. 물꼬는 지난 16일 서울대가 텄다. 서울대는 소득수준 하위 50%인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는 계획을 밝혔다. 같은 날 강원도립대 역시 2014년부터 등록금 전액을 감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다음날인 17일 고려대, 명지대, 연세대, 홍익대 등 주요 사립대들이 잇달아 장학금을 늘리겠다고 나섰다.
대학의 장학금 증설에 대한 여론은 차갑다. 반값 등록금 실현 요구에 학부모, 시민단체, 정당까지 동참하면서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리자 대학들이 부랴부랴 급한 불 끄기에 나선 것처럼 보여서다.
트위터 이용자 권모씨(@Ky***** Kwon)는 “왜 자꾸 장학금으로 해결을 하려고 하는지…. 문제는 책정된 등록금 자체가 지나치게 높거나 부당하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의 이승훈 교육부장은 “대학생들의 요구는 등록금 액수를 낮춰달라는 것”이라며 “장학금 수혜자가 늘어나는 일은 좋은 것이지만 오랜 기간 우리가 요구한 것은 들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학부모 모임’ 공동대표 최헌국 목사도 “장학금정책은 반값 등록금 요구를 덮으려는 미봉책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2009년 결산 기준으로 국내 사립대의 재단적립금은 10조원에 이른다.
한 사립대 관계자의 말은 시사적이다. “장학금을 늘리는 게 등록금 문제의 본질은 아닐 텐데…. 너무 늦은 감이 있어서 쑥스럽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가 하니 안 따라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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