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93개국이 생물자원의 접근과 이익 공유를 규정한 ‘나고야 의정서’를 채택했습니다. 논의가 시작된 지 18년 만인데요. 지난 29일 일본 나고야에서 폐막한 제 10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이같은 합의가 도출됨에 따라 지구 생태계 보호를 위한 중요한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가 나옵니다.
1. 나고야 의정서 채택 배경은?
지난 18일 개막한 제10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는 29일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회의에서는 193개국 환경분야 장관을 포함한 1만5000여명이 참석해 멸종 위기에 놓인 생물을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총회 마지막 3일(27∼29일)간 고위급 회의에서는 의정서 문안에 대한 협상이 이뤄졌습니다. 이번 의정서는 앞으로 1년(2011년 2월1일∼2012년 2월1일)간 서명기간을 거쳐 비준서를 유엔 사무총장에게 기탁한 후 90일째 되는 날 발효됩니다.
apanese Environment Minister Ryu Matsumoto, center, president of the U.N. Convention on the Biodiversity meeting, and Ahmed Djoghlaf, right, executive secretary of the U.N. Convention on Biodiversity, shake hands at the closing of the plenary session of its 10th meeting in Nagoya, central Japan, early Saturday, Oct. 30, 2010. Representatives to the U.N. conference on biodiversity emerged from marathon talks with agreements to protect the world's species and ecosystems from pollution, overexploitation and habitat destruction. (AP Photo, Kyodo News)
2. 나고야 의정서의 최대 쟁점은 무엇인가요?
이번에 채택된 나고야 의정서는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에 관한 나고야 의정서’로 풀어 부릅니다. 이 의정서가 채택되면서 식물, 곰팡이, 어류, 양서류 등 생물유전자원의 원산지인 개발도상국은 이를 이용해 의약품과 농업제품, 화장품 등을 개발하는 외국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로열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법적 효력을 갖는 의정서에 따라 유전자원 이용으로 발생한 이익은 상호 합의된 계약 조건에 따라 나눠야 하며, 자원을 이용하려는 업체는 제공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 지난해 신종플루 처방제의 주요 재료가 됐던 식물은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됐지만, 이익은 스페인의 제약회사가 대부분 챙겼습니다. ) 선진국 기업들은 나고야 의정서로 인해 개발비용이 증가하면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숲과 같은 자연환경을 이용하는 원주민의 전통지식에 대해서 보상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개도국의 유용한 유전자원을 개발해 얻는 이익을 서방국가들이 독점하지 않고 나눠야 한다는 개도국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입니다.
3.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들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이번 회의에서 각국은 현재 육지 13%, 해양 1% 미만인 자연보호구역을 각각 17%와 10%로 확대해 공룡 멸종 이후 최악의 멸종 현상을 겪는 지구 생태계를 보호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주최국 일본은 20억달러의 기금을 개도국에 제공하기로 약속했고, 내년 회의에서는 구체적 기금조성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4. 그런데 이번 회의에 미국은 참여하지 않았다구요?
교토의정서에도 참여하지 않았던 미국은 이번 나고야 의정서에도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환경단체들은 각국이 엇갈린 이해관계에도 극적으로 이번 합의를 도출함에 따라 교토의정서 이후 체제를 마련하는 데도 긍정적인 기류가 조성될 것으로 낙관했지만 미국의 참여없이, 어느정도 가능할지, 실효성이 있을지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5. 이번 회의에서 생물 자원에 대한 경제적 가치가 수조원에 이른다고 평가됐죠?
인류가 생태계 파괴를 막는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연간 최대 4조5000억달러(약 5071조원)의 손실을 입을 것이란 유엔환경계획(UNEP)의 분석이 나왔는데요. UNEP는 지난 20일 나고야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의 경제학(TEEB)’이란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태계 종(種)의 멸종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생태계 파괴를 막는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전 세계적으로 2조~4조5000억달러의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그러나 보존을 위해 450억달러(약 51조원)를 투자하면 오히려 연간 5조달러(5635조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또 인류가 받는 ‘자연의 은혜’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연간 4조1000억달러(4600조원)로 추산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는데요. 이 가운데 인류에게 가장 큰 혜택을 주는 것은 ‘삼림’으로, 전 세계적으로 연간 41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100만~300만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는 산호초 덕택에 약 3000만명이 어업·관광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으며, 그 혜택을 수치화하면 연간 최대 1720억달러(194조원)에 이른다는 것이죠.
보고서는 이밖에 브라질의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6%에 불과한 농림수산업이 2000만명에 이르는 빈곤층의 89%를 먹여 살리고 있다며 “빈곤층이 생물다양성 손실에 의해 입는 타격이 상대적으로 더 심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6. 세계 은행은 생태지수를 만들기로 했다죠?
세계은행은 29일 세계 각국 정부들이 환경의 영향을 고려해 경제정책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생태계 가치를 수치로 환산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캄보디아와 인도가 먼저 참여할 예정이구요.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생물다양성이 놀랄 만한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생태계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가가 정책을 수립할 때 생태계 가치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은행은 시범 프로젝트 참여국이 6~10개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 환경 국장 워렌 에반스도 CNN에 "생태계 파괴와 서식지 파괴 등의 세계적인 문제를 공표하기 위해서는 정확하게 자연의 가치를 측정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경제장관들이 국가 자산 전체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생태계 보존과 착취의 가치를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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