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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세계 미디어 소식

미 NPR 반이슬람 발언 해설자 해고 후푹풍

미국 공영라디오방송 NPR가 반(反) 이슬람 발언을 한 뉴스분석가인 후안 윌리엄스를 해고한 것과 관련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공화당 의원을 중심으로 NPR에 대한 재정지원을 줄여한다는 주장이 거세지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계가 ‘NPR 논쟁’으로 뜨겁다. 

후안 윌리엄스

지난 18일 NPR의 뉴스 애널리스트인 윌리엄스는 폭스뉴스 프로그램에 출연, "이슬람 복장을 한 승객이 비행기에 타고 있으면 걱정이 되고 불안하다"는 등 반(反) 이슬람 편견적 발언을 했고, NPR는 이에 대해 윌리엄스를 즉각 해고했다.
이후 우파 진영이 이른바 NPR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윌리엄스 해고 사태 이후 NPR가 오히려 재정 지원 삭감 역풍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지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인 에릭 캔터, 짐 드민트 의원과 공화당 출신 전 하원의장인 뉴트 깅그리치는 공영방송에 대한 재정지원 중단을 의회에 촉구했다.




사라 페일린

뉴트 깅리치



 NPR 내부에서도 윌리엄스 해고 조치는 부적절한 것이었다는 의견이 강해 결국 NPR 회장인 비비언 쉴러는 22일 일부 직원과의 면담에서 자신이 이번 사태를 다룬 방식에 대해 후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WP는 전했다.

 

과거 NPR 보도 성향을 진보적이라고 비판해온 보수파들의 NPR 재정지원 삭감 요구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중간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불거진데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비판 여론이 이어질 경우 NPR 재정지원 축소는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NPR는 연간 1억5400만달러의 운영자금 중 불과 2%가량을 연방재정으로부터 지원을 받지만, 8백여 곳의 가맹 방송사들은 세금감면혜택을 받고 있고 일부 소규모 방송사들은 운영자금의 3분의 1까지 정부 재정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정부 재정지원 삭감은 방송사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PR는 윌리엄스 해고사태 이후 자사 인터넷 웹사이트에 "윌리엄스를 복직시키지않으면 모든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항의 메일이 폭주하고 있다고 NPR 옴부즈먼은 전했다.

특히 쉴러 회장은 윌리엄스 해고 결정 이튿날 해고 이유를 설명하면서 공개적으로 "윌리엄스의 이슬람 관련 발언은 정신과 의사와 나눴어야 할 얘기"라고 언급했다가 또 한 번 비판을 받았다.

쉴러 회장은 이날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이번 사태를 자탄하면서 이번 상황을 재검토하고 향후 대처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NPR 계열인 워싱턴 D.C. 지역의 WAMU-FM 경영자인 캐린 매티스는 이번 논란이 정치적 행동으로 확산돼 공영방송의 존립을 위협하는 방향으로 굴러가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사태가 재정 지원이 어디서 이뤄지든 편집의 독립성은 보장돼야 한다는 인식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24일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자선사업가인 조지 소로스가 NPR에 180만달러를 후원한 것과 관련해 소로스가 윌리엄스를 해고하라고 압박했다는 주장이 폭스뉴스의 글렌 벡으로부터 제기됐다고 전했다. NPR이 진보진영의 나팔수가 돼왔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페일린 전 지사도 트위터에 "NPR는 수정 헌법1조(언론.종교.집회 등의 자유를 정한 조항)를 옹호했지만, 당신이 그것을 사용한다면 그들은 당신을 해고할 것"이라고 NPR를 비난했다.

보수성향의 언론감시단체인 미디어리서치센터의 브렌트 보츨 회장도 윌리엄스 해고 결정을 비난하면서 의회의 적절한 위원회에 조사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당사자인 윌리엄스는 이날 10년 이상 NPR를 위해 일했던 자신이 아무런 해명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전화를 통해 해고를 통보받았다고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보수성향의 폭스뉴스는 윌리엄스 해고 사태에 발빠르게 대응, 그에게 총 200만달러에 육박하는 새로운 3년간의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