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썸네일형 리스트형 "폭력을 삼킨 몸은 목석같이 단단한 것 같지만 자주 아프다" 출퇴근 길에 지나는 아파트 단지 울타리에 붉은 장미가 피었다. 꽃집에서 파는 봉긋한 장미가 아니라, 꽃잎을 최대한 펼쳐보이는 새빨간 들장미다. 이 장미가 피는 걸 보니, 초여름이다. 시간도 멈추고 삶도 멈춘 것처럼 느껴지더니 그 장미의 색이 너무 붉었던 모양인지 그래도 시간은 흐르는 구나, 라고 체념처럼 헛헛한 말이 새어나왔다. 박완서의 단편소설을 엮은 (문학동네, 2013)에 라는 단편이 들어 있다. 라는 단편집에서도 읽었던 기억이 난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에 '문학적 건망증'이란 에세이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역시나 그 말처럼, '문학적 건망증'이란 단어만 살고, 나머지는 기억 저편에 있다. 라는 글도 읽었던 기억만 있을 뿐 내용을 재생해보라 하면, 기억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를 읽..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