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인간 썸네일형 리스트형 당분간 인간 -"사실 부스러기도 좀 떨어져" 오후 5시가 늘 고비다. 고개는 책상 위 컴퓨터 모니터를 향해 점점 더 진출하고, 허리는 자연스레 둥그렇게 말아지는, '바르지 못한 자세'의 절정이 되는 시기. 여느 직장인들이나 느끼는 피곤의 절정. 단 것도 당기고, 머리도 멍해지고, 일의 처리 속도와 상관없이 하염없이 피곤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드는 시기. 그래서 가끔은 '내가 컴퓨터처럼 기계가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 때도 있는, 그런 때. 그럴 때, 이 소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작년 봄엔가 읽은 서유미의 (2012, 창비)(단편소설들을 모아 낸 소설집으로, 여러 소설 중에서도 '당분간 인간'이란 소설이 특히 더 기억에 남았다.)의 주인공처럼 내가 "부스러기가 되거나 물컹물컹 액체 덩어리가 돼서 녹아버리는 건 아닐까"하는 다소 공포스러운 걱정이 뇌리..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