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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세계, 세계인

중-러 밀월관계에 긴장하는 일본

1. 최근 중국과 센카쿠 열도(중국면 댜오위다오) 선박 충돌로 중국과 갈등을 빚은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의 친밀한 관계 과시에 긴장하는 분위기라면서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중인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지난 27일 ‘제2차대전종결 65주년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역사 인식에 보조를 맞추기로 하면서 일본이 긴장하는 분위깁니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의 충돌로 중국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중·러의 ‘대일공조’ 불똥이 북방4개섬(쿠릴 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튈지 모른다는 게 일본의 우려 인데요.
28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중·러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2차) 대전의 역사를 날조하고 나치독일과 그 동맹자를 영웅시하는 시도를 비난한다”는 인식을 같이 했고, “(중·러가) 대전 결과와 교훈과 관련해 매우 가까운 입장”이라고도 명시했습니다.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는 북방4개섬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양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센카쿠 충돌의 여진이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2. 일본이 걱정하는 북방 4개섬 영유권 분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1970년대 후반 덩샤오핑 집권 당시 옛 소련과 갈등을 빚었던 중국은 “북방영토는 일본의 땅”이라는 입장이었으나 89년 중·소 관계정상화 이후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러시아는 일본이 항복문서에 조인한 9월 2일을 대일전승기념일로 제정해 “2차대전 전체에 대한 공통된 역사인식을 갖자”는 중국의 요청을 수용했습니다. 러시아 역시 일본이 자국 영토라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이른바 ‘북방영토(쿠릴열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협조가 필요하구요.
요미우리 신문은 후진타오 주석이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국이 각각 핵심적 이익에 관한 문제에서 상호 협력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중국이 말하는 ‘핵심적 이익에 관한 문제’는 영토문제를 주권문제와 결부시키는 것인만큼 센카쿠 문제에 대한러시아의 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 확실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을 방문중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부주석(왼쪽)의 영접을 받으며 상하이 엑스포에서 열린 '러시아관의 날' 행사장에 도착하고 있다. (로이터)

 


“일본은 댜오위다오서 나가라” 중국인들이 8일 베이징 주재 일본대사관 근처에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3. 센카쿠 충돌과 관련해서 일본에서는 초동 단계에서 대응이 잘못됐다는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다면서요?


중국인 선장을 곧바로 돌려보냈으면 극한 대립으로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인데요.
2004년 3월 중국인 활동가 7명이 센카쿠열도에 상륙했을 때 일본 당국은 이틀만에 이들을 강제추방형식으로 중국에 송환한 전례가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28일 중국은 선장 구속 때만해도 비교적 온건했으나, 일본이 구속기간을 연장하면서 강경자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선장 체포와 구속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마에하라 세이지 외상(당시 국토교통상)은 이날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어선의 순시선 충돌은) 악질적 사안으로 (선장의 구속은) 당연하다”고 초기 대응에는 잘못이 없었다고 확인했습니다.


4. 이번 센카쿠 열도 충돌건을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십시오.


사건 발단은 지난 7일 동중국해 센카쿠열도 부근 해역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이 충돌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중국 어선을 나포해 조사를 벌였고 선장을 공부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습니다. 중국은 곧바로 선장을 석방하라고 항의했지만 일본은 국내법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일본은 13일 선원 14명을 석방했지만 선장에 대해선 구속 기간을 열흘 연장시킨다고 발표했습다.
이에 중국 정부는 공개적인 비난, 희귀금속 희토류 수출 사실상 중단 등의 경제적 조치를 비롯해 민간교류 및 관광 취소나 중단까지 강한 대응을 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고위급 회담 요청도 거절했었죠.
그러자 일본 정부는 24일 결국 중국 어선 선장을 ‘처분 보류’ 형식을 빌어 풀어주면서 일본이 손을 들어, 중.일 간 표면상의 강한 대립은 일단락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