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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족구왕>의 매력 봄날이면 가장 생기가 돋는 식물 중 하나로 버드나무가 있다. 버드나무가 반짝이면, 햇살도 따라 반짝인다. 여름이면 이 나무의 잎들이 더 크게 자라 짙은 초록으로 변하고, 그러면 그것은 누군가 쉬어갈 그늘이 된다. 연두빛 버드나무 잎을 보며 '내 인생의 이 시절도 저렇겠지' 했던 게 대학 때의 일이다. 청춘에게는 '청춘'이라는 단어가 늘 그렇게 하나의 의미가 되어 가슴을 쿵하게 찍고 가곤 한다. (나는 아직도 청춘이지만, 가소롭게도 더 젊었던 시절에 대한 향수도 키우고 있다.) 이제는 연두빛 잎이 차츰 색을 더해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시절을 지나는 중이다. 영화 (2013, 상영 중)을 보는데, 발을 동동 구르며 웃어댔다. 주인공 '홍만섭'(안재홍 분)의 '실제 같은 연기'에 그만 혼이 쏙 빠진 듯했다. 세.. 더보기
비의 계절 '비의 계절'이다. 2004년 개봉한 일본 영화 를 보며, 느낀 청초함이 '장마'를 '비의 계절'로 낭만적이게 만들어줬다. (실제로 장마가 낭만적이지 않다는 현실 감각이, 영화를 보며 더 낭만적인 환상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이 맘때 강원도 태백에 가면,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는데 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보고 있자면, 장마는 비의 계절이 되고 눅눅함은 선선함으로, 질퍽거림은 촉촉함으로, 그렇게 느낄 수 있도록 한 매력적인 영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때는 시간을 되돌려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그 상상에 매료될 만큼 순순하기도 했었나 보다. ㅎㅎㅎㅎ) (*분명 윤흥길의 를 읽으면서도 장마가 참 적절한 비유와 모티브라 생각했었는데, 전혀 다.. 더보기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 "요즘 영화들은 시시하다. 속편이거나 리메이크이거나" 라고 스스로 고백한 . '트랜스포머'에 임하는 나의 자세는 어쨌든 '영혼이 있는 로봇을 만난다'는 것. 로봇과 인간세계의 공존, 혹은 로봇계의 악당과 인간계의 악당으로부터 지구를 구한다는 스토리는 너무 유치하지 않은가. 대부분의 영웅시리즈가 그렇지만. 늘 등장하는 여주인공의 미모에 대한 관심도 지나치다 싶고. 그럼에도 '볼거리'라는 의미에서 칭찬을 받았던 시리즈물이다. 이번에도 역시, 옵티머스 프라임을 보면 왠지 모를 경건함이 느껴진다. 귀여운 범블비가 주인공이었던 것처럼 느껴지던 시대는 가고, 옵티머스 프라임이 제1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뭔가 특별한데, 늘 죽지 않는다. "창조자에게 경고한다. 지구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거나, "밤하늘이 별이 됐다.. 더보기
영화 ‘하이자오 7번지’ 잔잔하면서 유쾌한 멜로 영화를 보고 싶다면 대만 영화 를 추천하게 될 것 같다.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스토리 구성과 인물 캐릭터들이 나온다. 너무 전형적인 영화인데 알 수 없는 매력이 있다. 2010년 국내 개봉한 는 대만에서 큰 흥행을 거둬, 국내에서도 흥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그렇지는 못했다. (문화적 감수성의 차이일까). 너무 진지할 필요도 없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사람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대만의 정서를 느낄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해 tvN 에서 대만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대만이 인기 여행지로 떠올랐다고 들었다. 대만에서 맛거리, 볼거리, 음악 등등도 인기라고. 그러나 가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영화도 그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좋은 티켓이다. 이 영화에선 또다른 대.. 더보기
리스본행 야간열차 삶은 여행이라고 말한다. 삶 속에는 수많은 여행이 중첩돼 있다. 출발과 끝이 있기 때문일 것이고, 어느 길을 가느냐에 따라 도착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폭풍우가 치던 어느날(항상 날씨는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복선일 때가 많다) 학교에서 고전문헌학을 강의 하며 새로울 게 없는 일상을 살아온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다리 위에 서 있는 한 여자를 목격한다. 그녀를 살려낸 뒤 그레고리우스는 '운명'처럼, 그녀가 남기고 간 코트에서 책 한 권과 '리스본행 야간열차' 티켓을 발견한다. 이 티켓이 그를 새로운 삶으로 데려가준다. 이 영화는 주인공이 경험하는 새로운 공간으로의 여행이, 또다른 한 사람의 일생으로의 여행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왜 리스본행인가. 사진출처 : http://www.nigh.. 더보기
‘트랜센던스’ : 상상할 수 있는가 기술의 발전을 목격하면서, 인간을 뛰어넘는 기계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란 상상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다만, 기계가 '욕망'이란 것을 가질 수 있는가. 늘 욕망을 가진 인간이 최첨단 기계를 장악함으로써, 기계는 세상을 지배하려는 시도하는 자의 도구가 되었을 뿐 아닌가. 그런 면에서 인간이 곧 기계가 된다는 설정은 상상할 수 있는데, 그동안 상상해보지 않은 이야기였다. 영화 '트랜센던스' 이야기다. 이 영화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기술을 통해 이루려고 했던 세상의 변화(어쨌든 더 나은 환경과 인간의 삶을 위한)를 이야기한다는 것도 새로웠다. 파괴가 아니라 변화를 꿈꾸고, 새로운 성장과 치유를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목적을 염두에 둔다고 하더라도, 기계가 된 .. 더보기
필로미나의 기적 영화 (Philomina, 2013)은 한 사람의 인생에 수많은 역사와 진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힘'을 보여준다. 그건 배우들의 연기에 힘입어 관객에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이 영화는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 필로미나(주디 덴치 분)가 50년 뒤 아들을 찾아나선다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 '휴먼스토리'를 기사로 쓰려는 전직 BBC 기자 마틴 식스미스(스티븐 쿠건 분)가 등장해 이 스토리에 점점 살을 붙여준다. 사실 이 스토리는 두 사람이 완성해 간다. 그런데 '필로미나의 기적'이라고 이름이 붙은 건(원작은 필로미나지만) 그의 선택이 이 스토리의 총제적인 진실을 세상에 드러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 스토리는 .. 더보기
허브농장에서_원주 허브팜 서울을 벗어난다는 기쁨, 그것이 가장 먼저였다. 날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4월의 하루. 약간 쌀쌀한 듯한 느낌을 내포하고 있는 봄바람이 불고 있었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영동선 원주행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 강원도의 원주에 도착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지라 큰 건물 곳곳에 걸개그림이 걸렸다. 원주 시내는 큰 극장과 큰 커피전문점, 그리고 지역 맛집들이 들어선 상가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한우'를 파는 식당이 많아, 여기도 '강원도'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주에는 허브팜이라는 농장이 있다. 원주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34번 버스를 타고 강릉원주대학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30~40분 정도 걸리고, 티머니나 신용카드 교통카드로도 승차할 수 있다. 파란색 버스를 타고 원주 시내를 빠져 나와 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