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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잔상

문득, 얼마 전 본 영화 <그래비티> 생각이 났다. 영화관에서 3D로 본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 참 잘 만들었다고 후기를 내놓는 게 일반적이다. 그건 언젠가 어려서 꿈꾸던 과학이라는 영역의 신비함을 머릿속에서 닫아버린 지 너무 오래됐다는 사실을 되새기면서 느끼는 감정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라는 광고 카피가 왠지 수긍이 가는 것처럼(그 그룹과 관계없이) '아이들' 일 때는 왠지 과학과 더 가까운 것 같다. 과학의 영역 중에서도 신비의 영역은 '우주'가 아니었던가. 


영화 <그래비티>의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일단 크롬(Chrome)으로 들어가야 한다. 영화 홍보와 관련한 사진과 동영상을 볼 수 있고, 영화 내용도 어렴풋하게 볼 수 있는 이 사이트에서 발견한 것은 바로 '체험관'!. 아래 주소다. 이 주소로 들어가면 우주를 체험할 수 있다. 물론 3D 안경이 없으니 파편이 날아온다고 해서 몸을 우츠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주 공간을 '체험'하게 하는 요소는 갖추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산드라 블록이 제일 처음 우주복을 벗었던 순간이다. 그의 몸매를 보고 놀랐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우주선 안으로 들어왔을 때 그는 무거운 우주복을 벗어던지고 몸에서 모든 긴장과 힘을 풀어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몸이 둥그렇게 모아진다. 이 장면, 이것은 어린 태아가 엄마 자궁 속에 있을 때와 흡사하다. 인간이 가장 평온한 상태, 는 자신의 존재가 출발한 그곳. 그곳은 엄마의 뱃속이고 그 뱃속의 세계야말로 우주고, 평화가 있는 곳이 아닌가. (물론 영화 속 우주는 일면 무서운 공간이기도 하지만.)  



영화 '그래비티'의 우주선 속 스톤박사(산드라 블록 분)의 명상장면. 출처 =워너브러더스



긴장이 없는 상태. 고요의 순간.



그 모습을 보면, 또 엄마라는 존재가 생각났다. 일상에서의 피곤과 긴장을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이 엄마이기에. (아직 덜 자랐다고 해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 평온의 공간을 누군가는 어머니의 상징성을 띠고 있는 대지라고도 하고, 신이라고 하기도 하겠지만, 다만 인간이 평온할 수 있는 공간은 사실 모두 '우주'를 담고 있다. 명상을 통해 평온해질 수도 있으니까. 우리가 곧 우주이기도 하니까....내용이 점점 우주로 가고 있다 ㅎㅎ )


11월 말, 연말로 향해가는 시기. 그저 잔잔한 느낌, 이게 필요한 것인지도.





10월17일 개봉한 <그래비티>는 관객 300만명을 동원했다고(11.22 기준) 뉴스가 나온다. 워낙 쟁쟁한 영화 리뷰가 많기 때문에 굳이, 리뷰를 한다기보나 이 영화에 대한 잔상이 남아 있다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다시 한 번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착각(물론 영화에서 보듯이 되지는 않는다.)을 한 번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