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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세계, 세계인

짐바브웨 땅콩 병원

짐바브웨 북부 지방에 있는 미국계 자선 병원인 ‘치다모요’ 건물 앞에는 연일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염소나 닭을 들고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땅콩 자루를 손에 쥐고 있는데요. 치다모요의 창고에는 땅콩이 산처럼 가득 차 있으며, 이 병원은 땅콩버터를 만들어 환자들의 아침식사나 간식용으로 쓰고 있습니다. 간호사인 캐시 매카티는 “우리는 문자 그대로 땅콩으로 의료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짐바브웨에 '땅콩 병원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1. 땅콩 병원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이죠? 
2008년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던 짐바브웨에서 여전히 현금을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물물 교환’ 방식으로 치료비를 대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1981년부터 의료활동을 시작한 치다모요 병원에 사람들이 땅콩을 들고 몰리기 시작한 것은 2년 전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국가 기능이 마비되면서부터였는데요. 치다모요 병원은 환자들로부터 치료비 대신 곡물이나 가축을 받아주기 시작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에도 현금이 없는 사람들이 땅콩을 들고 병원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2. 짐바브웨의 인플레이션이 어떤 수준이었길래
짐바브웨는 2008년 7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억3100만%에 달했으며, 당시 의료 및 교육 등 국가 서비스가 일순간 붕괴됐습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들은 문을 닫았고, 최고가의 현금을 가져와도 치료비로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었죠. 빵 한 개 가격이 교사 한 달 급여의 3분의 1에 달했습니다.

3. 현재 짐바브웨의 경제 상황은 좀 나아졌나요?
짐바브웨는 지난해 자국 법정 통화를 폐기하고, 미국 달러를 유통화폐로 받아들였습니다. ‘1조분의 1’ 화폐 개혁을 단행해 지난해 인플레는 3.6% 수준까지 낮아졌구요. 하지만 ‘귀한 달러’는 가난한 사람들이 손에 쥘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짐바브웨는 현재 유엔이 조사하는 183개국 가운데 가장 소득이 낮고, 의료 서비스도 최악 수준입니다. 치다모요 병원에서는 2명의 의사와 15명의 간호사가 한 달 평균 600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는데, 의사 진찰을 받기 위해서는 1달러를 내거나 땅콩 자루의 4분의 1를 치료비로 내야 합니다. 정부가 운영하는 병원에 가려면 4달러의 치료비를 내야 하고, 그마저도 현금으로만 받는다는 군요.

4. 짐바브웨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라구요?
시골 마을 4000가구를 조사한 결과 평균 6명의 가족 구성원의 한 달 소비 규모는 8달러 수준입니다. 유명 커피 체인점에서 카푸치노 한 잔을 사는 값입니다. 몸이 아파도 마음놓고 병원에 갈 수 없는 것은 치료비를 대체할 식량 자체가 이들에게는 구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유엔은 짐바브웨 국민 170만명이 식량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5. 짐바브웨 정치권은 어떤가요?
한편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18일 공개한 미 외교전문에 따르면 2000년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은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에게 사임을 조건으로 해외 은퇴지와 재정지원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무가베는 부인과 협의한 후 이 제안을 거절했구요. 80년 이후 장기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무가베는 2008년 대통령 선거 후 모건 창기라이 총리와 권력분점에 동의, 거국정부를 구성했습니다. 하지만 무가베가 지난 10월 측근들로만 공직자들을 지명하고, 창기라이가 이를 거부하고 맞서는 등 짐바브웨 정국은 여전히 혼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6. 무가베 대통령은 장기집권에 호화스런 생활로 비판을 받고 있죠?
국민들이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는데도 호화스러운 생활을 해 비판을 받아온 무가베는 지난 8월에도 홍콩의 유명 쇼핑몰에서 명품 구두를 사는 장면이 공개돼 물의를 빚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