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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가 벌어지는 현장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사람들은 거리로 나옵니다. 피켓을 들고 거리 행진을 하고 퍼포먼스를 선보입니다. 그래야만 조금이나마 제 이야기를 들어주기 때문이겠지요. 오늘, 세계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그들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요?

Supporters of presidential candidate Michel Martelly surround a bonfire during a protest in Port-au-Prince, Haiti, Thursday, Dec. 9, 2010. /AP

혼돈의 아이티에서 벌어지는 시위는 지난달 28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됐습니다. 야권 후보인 미셸 마르텔리의 지지자들이 1차 투표 결과에 반박하는 것인데요. 1차 투표에서 집권당의 주드 셀리스틴 후보가 예상과 달리 결선에 진출하면서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시위대와 유엔평화유지군, 정부군이 대치하면서 사망자도 나오고 있네요.

지난 1월 대지진으로 25만여명이 숨졌고 현재 130만여명이 이재민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여름을 지나 폭풍우가 몰아쳤고 10월에는 콜레라가 발병해 콜레라 감염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섰습니다. 아이티에게 올해만큼 가혹한 해가 또 있었을까요?

지금은 대선 이후 혼란이 겹쳐 국가 재건과 질병 예방 및 퇴치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The streets of Petion-Ville in Port-au-Prince on December 09, 2010 blocked by demonstrators protesting the elections. Haiti's electoral commission ordered a review Thursday of presidential poll results that fueled vote rigging allegations and set off a storm of deadly protests in the cholera-gripped nation. /AFP

정부 건물이 불타고 총격전이 벌어지는 아이티입니다. 그야말로 폭력시위죠. 물론 폭력시위는 옳지 않습니다. 하지만 폭력시위를 한다고 무작정 이 시위대를 비난할 수 있을까요? 폭력시위의 희생자는 본인들이 될텐데, 그들이 목숨을 걸고 시위를 하는 이유를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요?

현 정부는 아이티 민심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고, 유엔군은 되레 콜레라를 가져왔다는 의혹이 불거져 아이티에서는 반유엔 시위도 벌어졌습니다. 아이티인들의 분노가 시위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죠.
 


영국으로 가볼까요?

 Protesters and police officers clash during a protest against an increase in tuition fees on the edge of Parliament Square in London, Thursday, Dec. 9, 2010.  /AP

영국에서는 대학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시위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보수 자민 연정의 긴축 재정 계획에 따라 앞으로 등록금이 천정부지로 오를 예상입니다. 영국 학생들은 '교육의 시장화'를 반대하고 나섰지만 심각한 재정적자에 시달리는 영국 정부의 고민도 깊습니다.




찰스 왕세자와 카밀라 부부가 9일 자신들이 탄 롤스로이스 승용차가 리젠트 거리에서 시위대들에 의해 공격받자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왕실은 시위대가 찰스 왕세자 부부의 차를 발로차고 흰색 페인트를 던졌으나 아무런 해를 입지 않았다고 밝혔다. 런던/AP연합뉴스


찰스 왕세자 부부가 시위 현장을 지나다 공격을 받았습니다. 영국 정부로서는 학생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을 텐데요. 향후 교육예산을 어떻게 책정할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Protesters and police officers clash during a protest against an increase in tuition fees on the edge of Parliament Square in London, Thursday, Dec. 9, 2010.  Police clashed with protesters marching to London's Parliament Square as lawmakers debated a controversial plan to triple university tuition fees in England. /AP




그럼 이 사람들은 무슨 시위를 하고 있는 걸까요?
 Protestors hold up images of WikiLeaks founder, Julian Assange, before a demonstration in Brisbane, Australia, Friday, Dec. 10, 2010. /AP

네 맞습니다. 최근 미국 국무부 외교전문을 폭로한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를 성폭행 혐의로 스웨덴 당국이 영장을 발부, 영국 경찰이 그를 체포한 것에 대한 반대 시위입니다. 시위대는 어산지 체포가 언론에 대한 억압이며, 위키리크스에 대한 압박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Supporters of WikiLeaks founder Julian Assange hold a banner,  wearing the masks featuring  the American National flags during a protest at Consulate General of the United States in Hong Kong Friday, Dec. 10, 2010. /AP

시위대들이 들고 있는 피켓들은 구호와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항상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Pakistani protesters hold flags of the United States and Britain before setting them on fire to condemn the arrest of WikiLeaks founder Julian Assange in London,  during a protest in Multan, Pakistan on Thursday, Dec. 9, 2010. /AP

파키스탄에서도 어산지 체포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시위는 시민의 권리입니다.

권력에 저항하는 목소리에 제 권리를 요구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시위대들의 반대편에 있는 이들이 시위대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고, 그 요구가 부당하다면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혀주어야 하겠지요. "쟤네 또 시위네"라는 방관하는 태도가 아닌 진정성 있게 들어야 하겠지요. 듣지 않으니 시위대도 더 많은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장소와 피켓, 퍼포먼스를 준비하게 되는 것이겠죠? 강력한 메시지 전달을 위해서요. 이는 다른 시민들에게도 연대하자는 의미이기도 하겠고요.


  


칠레 여성 33명이 16일 지진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사회적 일자리 프로그램의 중단에 항의하기 위해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500㎞ 떨어진 로타지역의 한 폐광에 스스로 갇히는 ‘막장시위’에 나섰다. 칠레 광부 33인의 기적의 드라마를 원용한 이들은 정부가 지난 2월 칠레를 덮친 지진·해일 피해자에게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일부로 지하로 내려간 칠레 여성 노동자들입니다.

오늘은 세계 인권선언 62주년입니다.


A masked Kashmiri protestor holds a banner and participates in a demonstration organized by Jammu-Kashmir Coalition of Civil Society, a day before International Human Rights Day, in Srinagar, India, Thursday, Dec. 9, 2010. /AP

인도 카슈미르의 시위자가 인권에 대한 언론 보도를 촉구하고 있네요

 Lawyers hold a protest march to commemorate Human Rights Day in the streets of Harare December 9, 2010. Human Rights Day is marked annually on December 10 to honour the United Nations' adoption and proclamation of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로이터

짐바브웨인들도 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한국의 인권도 시위를 통해 말해야만 좋아져야 하는 게 현실이네요. 인권위는 시위대의 목소리가 들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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