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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세계, 세계인

미국이 파키스탄에 사과한 이유?

1. 미국이 오인공격으로 파키스탄 병사들이 숨진 것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파키스탄에 공식 사과를 했다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지난달 30일 아프간 주둔 나토군 헬기가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 초소를 폭격해 병사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6일 앤 패터슨 파키스탄 주재 미국대사는  “미군 헬기가 파키스탄 국경 수비대원을 자신들이 쫓던 탈레반 무장전사로 오인한 데 따라 이 같은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고 밝히고, “파키스탄과 이번 사건으로 숨지거나 부상당한 국경수비대원들의 가족에게 심심한 사과를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파키스탄이 미군의 오인 폭격으로 자국 병사들이 숨진 것을 계기로 아프간으로 통하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주요 물자 수송로를 폐쇄한 데다, 파키스탄 탈레반이 나토의 연료 운송차량을 타깃으로 연쇄 공격을 퍼부으면서 아프간전 수행에 차질이 올까 우려한 까닭입니다. 알자지라 방송은 미국과 파키스탄 양국 모두 이날 미국이 보여준 ‘저자세’로 일단 폐쇄됐던 아프팍 국경 지대의 운송로는 곧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A Pakistani policemen stands guard beside burning NATO supplies oil tankers in Nowshera on October 7, 2010 following a late night an attack by the Taliban. More than 40 NATO vehicles were destroyed in two separate Taliban attacks in Pakistan on October 6 as the militants stepped up their efforts to disrupt supply routes into Afghanistan. AFP PHOTO, A. MAJEED



2. 하지만 운송료가 다시 열린다고 해서 두 나라의 근본적인 긴장은 풀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파키스탄이 ‘완전한 미국의 동맹국’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분석이 많다면서요?


 파키스탄 주재 미국대사가 파키스탄에 사과한 이날, 미국 백악관은 정례보고서에서 “파키스탄이 탈레반이나 알카에다와의 직접적인 무력충돌을 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키스탄군이 남와지스리스탄에서 무장세력과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병사들이 공격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양국의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동맹국인 파키스탄의 역할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이 반영된 것인데요.

 오늘(7일)이 아프간 개전 9주년입니다. 전쟁이 10년째로 접어들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중대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탈레반과의 화해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파키스탄과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고, 파키스탄은 미군 철수 이후에 아프간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어 탈레반 소통에 미온적입니다. 파키스탄 정보당국이 무장세력과 연계돼 있다고 알려져 미국 입장에서는 파키스탄이 영 탐탁지 않은데요, 아프간전에 있어서 전략상 매우 중요해서 외교적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3. 아프간 주둔 나토군으로 가는 물자 수송로는 파키스탄에서 어느 정도 차지 하나요?

 아프간 주둔 미군과 나토군의 보급품 가운데 절반 가량이 파키스탄을 거쳐 공급되기 때문에 파키스탄 보급로는 전략상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아프간 주둔 미군의 물품 중 30%가 러시아와 옛소련 독립국을 포함한 ‘북부 보급망’을 통해 운송되고 있는데 미 국방부 대변인인 데이브 레이펀 대령은 토르캄 보급로 폐쇄가 길어지면 대안을 더 찾아볼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서는 다른 보급로들이 열려 있어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Pakistani firefighters try to extinguish burning NATO oil tankers following a Taliban attack in Nowshera on October 7, 2010. More than 40 NATO vehicles were destroyed in two separate Taliban attacks in Pakistan on October 6 as the militants stepped up their efforts to disrupt supply routes into Afghanistan. AFP PHOTO, A. MAJEED



4. 파키스탄과 아프간 국경 지대에서 탈레반의 공격과 미군의 공습이 더 거세지고 있다구요?


  탈레반 측은 파키스탄 내 나토군의 보급로를 마비시키겠다면서 알-카에다와 탈레반에 대해 무인기 공격을 가하는 데 대한 보복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날에만 파키스탄 두 지역에서 나타군의 아프간 물자 수송을 막으려는 탈레반으로 공격으로 1명이 숨지고 최소 55개의 연료 탱크가 불탔습니다.
미군은 이날 파키스탄 북서부 부족지역을 미사일로 공격, 5명이 숨졌습니다. 파키스탄 북서 부족지구는 유럽 테러 공격 계획의 근거지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부족지구 북(北)와지리스탄 주의 주요 도시 미란샤의 무장기지에 2발의 미사일 공격이 가해졌다고 밝혔는데요,  미란샤에서는 (탈레반의) 외국인 전사들이 유럽에 대해 뭄바이식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Fuel tankers, which were carrying supplies to foreign forces in Afghanistan, explode after they were attacked in the outskirts of Quetta October 6, 2010. Gunmen in Pakistan attacked and set fire to 20 trucks transporting supplies to NATO troops in Afghanistan on Wednesday, police said. REUTERS, Stringer




5. 지난 4월에 미국 멕시코만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있었죠. 당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멕시코만 유정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대응이 미숙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구요?


  미국 BP 기름유출 조사위원회는 5일 오바마 행정부가 BP를 지나치게 신뢰한 데다 유출 초기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막는 등 유출사고에 부적절하게 대응했다고 비판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사고가 일어난 후 열흘 동안 응답자들(미 정부 관리들)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응답자들은 한결같이 대규모의 기름유출을 맞닥뜨린 순간에도 ‘BP가 알아서 잘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6. 미국 행정부가 초기에 기름 유출 규모를 실제보다 적게 파악했다는 보도가 나왔었는데, 이번 보고서에도 그 내용이 담겼나요?
 

 보고서는 미 행정부가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유출 규모를 실제보다 적게 파악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는데요. 기름유출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드러나기 전인 4월 말이나 5월 초 미국해양대기청(NOAA)가 ‘최악의 경우의 유출 수치’를 발표할 것을 요청했으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거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여러 과학자들이 유출 정도가 심각하다고 경고했지만 미 행정부는 하루 유출 추정량의 10분의 1 정도인 하루 5000배럴 정도가 유출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백악관 담당자는 지난 8월 ‘기름의 4분의 3 이상은 해당 지역에서 없어졌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보고서는 “자연분해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바다 속에는 기름이 여전히 존재할 것이고, 증발한 기름은 대기 중에도 잠시 동안 남아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멕시코만의 사고 유정은 지난 19일 BP에 의해 밀봉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