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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잡이

유기농 : 사회적 책임, 환경, 수익 창출

◇ 유기농시리얼 제품 생산 네이처스패스 =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고, 경제적으로도 실용적인 유기농 제품을 만들어 모든 가정에서 신뢰를 얻는다.”

유기농 시리얼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인 ‘네이처스패스’의 창업 철학이다. 환경과 소비자의 건강에 무해한 제품을 만들어 이익을 남긴다는 유기농 업체들이 내건 이러한 ‘구호’는 과연 어떻게 가능할까.

지난달 14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 있는 네이처스패스의 공장을 방문했다. 네이처스패스는 1949년부터 3대가 이어가며 운영하고 있는 가족 농장 및 사업체다. 네이처스패스의 상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샐리 콕스에 따르면 시애틀 공장에는 350명 정도가 일하고 있고, 128개 제품이 3곳의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 기업이 말하는 사회적·환경적 가치는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에, 콕스는 “수익의 1%를 야생동물 보호기금으로 쓰고 있다”고 답했다. 일반 기업의 ‘기부’ 형식과 비슷해 보여 재차 질문했더니 “시리얼 등 제품의 상자 포장지를 만들 때 재활용 용지와 천연 잉크를 사용하며 포장지의 크기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회사는 2004년 제품 상자의 크기를 일반 제품들에 비해 파격적으로 줄여 연간 186t의 종이를 덜 쓰고 있다. 콕스는 “많은 업체들이 상품을 과대 포장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면서 “소비자들은 제품에 맞는 작은 사이즈의 포장이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회사는 수확량이 줄어들어 위기에 처한 농가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농가 간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돕고 있다. 네이처스패스 제품은 유기농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유통 과정이 절대적으로 짧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홍콩·한국·중국 등 이 제품 수입국가에서 제품 가격이 30~40% 비싸다는 설명이다.
 미국 테오 초콜릿 공장

시애틀에는 미국 최초로 공정무역을 통해 유기농 초콜릿을 생산한 ‘테오 초콜릿’ 공장이 있다. 이날 방문한 벽돌 모양의 작은 공장에서는 50여명이 수작업으로 초콜릿을 만들고 있었다. 창업주인 조 위니는 18년 전 남미 지역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이 사업을 생각해냈다. 그는 “현지 농민들이 무분별하게 정글을 파헤치고 있었는데, 그것이 낳을 해로움에 대해 그들은 아는 것이 없었다”며 “그러한 행위는 그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위니는 “그들에게 제대로 된 농업 교육을 시켜주고, 공정하게 돈을 더 벌게 해주는 일을 누군가는 시작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테오 초콜릿은 아프리카 탄자니아, 남미의 코스타리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카카오 열매를 쓴다. 가격은 일반 초콜릿보다 30% 이상 비싸다. 그럼에도 수익은 지난해 전년에 비해 40% 늘었다. 테오 초콜릿이 잘나가는 이유에 대해 위니는 “사람들은 음식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지도 중요하고, 맛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 농장의 현지인들은 모두 합해 1500명 정도로, 현지인들이 수익의 일정 부분을 정확한 비율로 받아간다. 또한 농업 기술 교육이 주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테오 초콜릿은 수익의 5%를 제인 구달 재단에 기부하고, 대신 제인 구달의 사진을 상품 포장에 사용하고 있다. 테오 초콜릿이 성공하자 타 지역에 공장을 새로 세우고 사업을 확장하라는 제안도 많지만 위니는 그것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애틀 틸그 가든
◇ 30년된 비영리 농장 시애틀 틸스 가든 = 수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재활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유기농을 ‘전파’하는 단체도 있다. 비영리기관 ‘시애틀 틸스 가든’은 30년 된 작은 농장으로, 어른과 아이들에게 유기농으로 텃밭을 가꾸고 자연 자원을 보호하는 일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노숙 청소년을 위한 유기농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청소년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배우고 동시에 기술을 습득해 자신감과 리더십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년 전부터는 ‘농장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르완다(20명), 부룬디(30명)에서 온 난민들에게 유기농 작물을 가꿔 시장에 내다팔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시애틀 틸스 가든의 농장에서는 나무상자에 음식쓰레기 등을 넣어 천연비료를 만드는 법, 지푸라기를 이용해 작은 마당에서 텃밭을 가꾸는 법, 무당벌레를 이용해 과실에 유해한 벌레를 잡는 방법 등을 눈으로 보고 배울 수 있다. 주변 공장이나 인가에서 나오는 오물로 오염되거나 빗물에 의해 이 농장에 있는 농작물 역시 간접적으로는 화학물질에 노출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시애틀 틸스 가든의 대표인 안드리아 드웨이어는 “빗물 정화 시스템을 갖췄으나 식물들이 곧바로 맞는 비에 섞인 화학물질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이웃들은 이 농장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고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도움을 주고 있다. 그들은 이곳에 와서 농사 기술을 배우고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 가드닝 :)